몇 주 전 부터 아내가 머리가 계속 아프다고 했다.


단순한 두통이겠거니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잘 듣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간헐적으로 두통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다.


그러는 와중에 소화도 안 되서 힘들다는 것이다.


식체를 했나 싶어서 소화제를 먹었는데 이것 역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평상시에 워낙 건강한 사람이다보니 별 일 아니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와서 저녁부터 배를 부여잡고 울고있었다.


너무 아파서 참지 못 하겠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집 근처에 있는 병원(Clinic)에 전화를 해서 진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

(미국은 거의 모든 클리닉이 예약 환자만 받는다.)


하지만 이미 저녁이라 진료시간이 다 끝나서 전화를 받지도 않고, 한두군데 연락이 된 곳도 2-3일 후에나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옆에서 아내는 너무 아파서 힘들어하고 동네병원은 다 닫았고.



이럴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Urgent Care.


이 곳은 주치의를 보기 힘든 상황에서 응급실(Emergency Room, ER)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갈 수 있는 의료시설이다.


어차피 당장 주치의를 만날 수는 없으니 Urgent Care로 향했다.


이 곳에서 아내의 몸상태를 확인하더니 당장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혹시라도 맹장이 터진 것은 아닐까? 무슨 큰 일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별별 걱정을 다 하며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나니 1인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도착해서 환자복으로 옷을 갈아입고서 기다리는데, 여러명의 간호사들이 돌아가며 들어와서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하느라 분주했다.


그리고는 자세한 검사를 위해 Cat Scan (CT 촬영)을 하자고 해서 찍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서 의사가 들어왔다. 그리고는 어디가 아픈지 진단을 하고서 여기저기 눌러보는 것이다.


한 2분 정도 같이 있다가는 다시 돌아 올 것 처럼 얘기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또 몇 시간을 링거(IV Drip)와 진통제를 맞으며 누워있었다.


한참 후에 간호사가 들어와서는 다행히 검사결과에서 크게 잘 못 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일단 강한 진통제를 처방해 줄테니 약국에서 사라고 했다. 그리고 안정이 되면 퇴원해도 좋다는 것이다.


뭔가 잘 못 됐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너무 다행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미국의 응급실을 경험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서 의료비 청구서가 날라왔다.


미국 의료비가 비싸다는 것을 누누히 들어와서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응급실 의료비 청구 금액 - $8429.21 (한국돈 약 945만원)>



며칠씩 간격을 두고 뭔가 하나씩 청구금액이 늘어간다;;;


보면 알겠지만 정말 눈 튀어나오는 금액이다.


의사를 직접 본 시간은 2분여 남짓 밖에 안 되는데 웬 MD 청구금액에 3명이서 $1500 정도 된다.



<CT 촬영 비용 - $4918.39 (한국돈 약 555만원)>



응급실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CT 촬영 비용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는 상황이라 찍을 수 밖에 없었지만 참 어이없을 정도로 비싸다.


이래서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아프면 비행기표 사서 한국에 가는구나 싶었다.


어차피 응급실은 다녀왔고, 몸이 크게 아프지 않은게 어디냐고 서로 위로하고 있다.


아주 아주 비싼 호텔에서 푹 자다 나왔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주변에서 말로만 듣다가 직접 겪게되니 미국의 의료비가 정말 살인적이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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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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