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 중 큰 사고를 당할 뻔 한 적이 있었다.


시험기간 중 막판까지 책을 보며 강의실로 향하던 중 이었다.


워낙 공부할 분량이 많아서 온 정신을 책에 쏟고 주변을 살피지 않고 걷던게 문제였다.



미국 대학의 캠퍼스는 한국 대학의 캠퍼스에 비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학교 곳곳으로 큰 도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서 빨간불 이길래 가만히 멈춰서서 정신없이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누군가가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이다.


파란불로 바뀌었겠거니 하고 아무 생각없이 계속 책을 보며 발걸음을 세걸음 정도 내딛었는데...



바로 옆에서 끼~~~~~~~~~이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눈 앞의 빨간불을 확인하고, 바로 옆으로 다가오는 차를 보며 '아... 큰일났다...'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다행히도 약 1-2 미터 정도를 남겨두고 차가 멈춰섰다.


차 안에는 30대 중반 정도 되보이는 아주머니가 운전하고 있었다.


속으로 '엄청 화가 났겠군. 욕해도 할말없다. 내 잘못인데.'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창문을 내리자 마자 대뜸 한다는 말이.


'Hey~ Honey~'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Honey~ I almost killed you!' 라고 하길래 바로 'I'm very sorry.' 를 반복해서 대답했다.


그 아주머니는 그렇게 외치고는 유유히 가던 길을 갔다.


야이 xx 새끼야! 하고 욕해도 시원찮을 판에, 자기야 라니...



<출처 : statesman.com>



미국에서는 고속도로같은 자동차 전용차로가 아닌 이상 보행자가 무조건 우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차는 보행자가 다치지 않게 항상 조심해서 안전운전을 해야한다.


특히 횡단보도에서는 더더욱 보행자를 조심해야 한다.


만약 위의 상황에서 사고가 났어도 도의적으로는 내 잘못이지만, 교통법 상으로는 운전자의 잘못도 크다.


하지만 법은 법인 것이고, 정황상 위의 상황에서는 신호위반을 했기 때문에 내 잘못이 훨씬 더 컸다.



미국인도 미국인 나름이겠지만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유하게 처신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대학이 중심이 된 작은 컬리지 타운(College Town) 이라는 것도 한 몫 했을 것 같긴 하다.


한국도 대도시가 아닌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서 위와 같은 일을 있었다면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좋게좋게 '길 건널 때는 조심해요~' 했을테니까 말이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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