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시가 넘어서 나갔지만 여름이라 아직 어두워지기 전까지 시간이 많을 것 같았다.


저녁 먹기 전에 다시 숙소에 들를 계획으로 일단 호텔을 나섰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냥 필요한 짐을 챙겨 나갈걸 그랬다.)


제일 먼저 호텔방에서 보이던 폭포전망대(Table Rock Centre)로 가려고 길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뭔가?!?! 길이라고는 없고 엘레베이터가 있다... 그것도 유료...


남산 케이블카 정도만 됐어도 탔을 것 같은데 이건 뭐 어이도 없다. 걸어 내려가면 1분이면 갈 거린데...


어차피 오늘은 크루즈만 탈 생각이라 쉬엄쉬엄 걸으며 선착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구글지도로 봤을 때는 호텔 앞에 전망대까지 바로 나있는 계단이 있구나 하고 좋아하며 이 호텔을 예약한건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볼걸 그랬다.



- 화살표로 가리킨 곳이 유료 엘레베이터



선착장까지 가는 도중 중간중간 폭포가 잘 보이는데서 사진도 찍으며 내려갔다.


그런데 사진으로 찍으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작게 나오니 사실 볼품없게 나온다.


이곳은 눈으로만 감상하고, 내려와서 사진을 찍는게 훨씬 예쁘게 나온다.



선착장에 도착해보니 매표소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미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이미 티켓을 사 가지고 나와서 매표소 줄은 가볍게 지나쳤다.

(Embassy Suites Hotel 에서는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1인당 $1씩 할인한 가격에 표를 구할 수 있다.)


매표서부터 이어진 길고 긴 길을 따라 엘레베이터까지 타고나니 선착장이 나타났다.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며 크루즈 앞에서 티켓을 확인하고는 노란색 우비를 준다.


미국쪽에 있는 안개아가씨호(Maid of the Mist)는 파란색 우비를 주는데 나름 차별화를 둔 것 같다.


너무 늦게 나온건 아닌가 걱정햇는데 오히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선상이 너무 붐비지 않아 좋다.



- 선착장 쪽에서 내려다 본 미국폭포와 말발굽 폭포



갑판 위에 올라가니 미국 폭포가 눈 앞에 보이는데, 배가 출발하자마자 무지개가 걸렸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가 흐려졌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폭포에서 튄 물보라가 배 갑판 위까지 날아온 것이다.


안경에 물방울이 맺히면서 앞이 안 보였던 것이다.


물기를 대충 털어내고는 폭포를 감상하는데 물방울이 계속해서 튄다.


잠시 미국 폭포를 감상하고는 배는 말발굽 폭포(Horseshoe Falls)로 향했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그 높이가 어마어마 하다.

그리고 높이도 높이지만 압도적인 스케일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 크루즈에서 올려다 본 말발굽 폭포



미국 폭포도 두 줄기로 나뉘는데, 작은쪽이 제주도 정방폭포 정도의 크기다.

예전에 제주도에 가서 봤을 때도 예쁘다고 감탄했는데, 나이아가라 폭포는 압도적이다.

남미의 이과수/이구아수 폭포나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본 사람은 나이아가라 폭포가 상대적으로 작다던데


그건 상대적인 것 뿐이고. 나이아가라 폭포도 상상 그 이상이다.



- 말발굽 폭포에 걸려있는 완벽한 무지개



어쨌든 말발굽의 한 가운데로 돌진한 배는 한동안 승객들에게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살을 체험시켜 준다.


초당 수천톤의 물이 사방에서 떨어지면서 강풍이 몰아치고 물보라가 얼굴을 쳐댄다.


흡사 태풍이 몰아치는 날 들판에 서있는 느낌이다.


폭포 전망대에서 폭포를 내려다보는 것도 멋있지만 배에서 이렇게 폭포를 올려다보며 체험하는 느낌은 또 색달랐다.


다른 여행지에서 폭포관광을 여러번 해보았지만, 나이아가라는 그 중 단연 최고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에 특별한 관광지가 없음에도 폭포 하나만을 위해 굳이 관광을 오는 이유를 알겠다.



- 선착장에서 전망대로 가는 길에 내려다 본 말발굽 폭포



크루즈에서 내려 전망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까 호텔이 있는 언덕 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가깝고 보기 좋다.


미국 폭포도 다시 찬찬히 살펴보고 캐나다 폭포쪽으로 향했다.


캐나다 폭포는 배에서도 그랬지만, 폭포 윗쪽에서도 물보라가 상당하다.


반나절동안 계속해서 느끼지만, 컨택트렌즈가 있다면 안경대신 사용하기를 권하고 싶다.


이 곳 에서는 물보라가 계속해서 날리기 때문에 안경에 계속해서 물방울이 맺혀 시야를 방해한다.



- 크루즈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

- 카메라 렌즈에 물방울이 계속해서 맺혀, 열심히 닦아가며 찍었다.



폭포를 실컷 구경하고나니 시간이 애매했다.


저녁 먹을 시간인데, 날은 점점 추워지고, 숙소를 오가면 애매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밤에는 미국폭포 앞에서 불꽃놀이도 한다던데 말이다.


결국 숙소 오가는 것을 생략하고 전망좋은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불꽃놀이 구경을 하기로 했다.


2층 테라스가 있는 Edgewaters Tap & Grill 이라는 식당에 자릴 잡으니 미국쪽 폭포가 바로 앞에 보인다.



- 미국 폭포 바로 앞에 위치한 Edgewaters Tap and Grill

- 캐나다 맥주 Barking Squirrel. 라거맥주 라는데 신기하게도 IPA 맛이 난다.



그런데 여름인데도 폭포 바로 옆이라 그런지 밤 기온이 제법 썰렁하다.


이 식당에서는 캐나다 맥주 Barking Squirrel 이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맛이 괜찮다.


그리고 관광지 치고 음식도 깔끔하게 잘 나오는게 괜찮다.


불꽃놀이는 10분 정도 했는데 짧지만 제법 운치있다.



- 기대 이상의 디저트

- 달콤한 크렘 브룰레



다음날 호텔에서 팁을 줘야해서 웨이트리스에게 캐나다 현금을 1불짜리로 바꿔달라고 했다가 신기한 사실을 알았다.


캐나다 지폐는 제일 작은게 5달러 란다. 1달러 ,2 달러는 동전 이다.


미국도 50센트, 1달러 동전이 있기는 하지만 실생활 에서는 1달러 이상은 지폐로 사용하는데 신기했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가려고 다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갔는데 이미 운행시간이 종료됐다.


아까 호텔에서 선착장으로 갈 때는 사진도 찍으면서 내려가서 그런지 시간이 꽤 걸렸는데,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 밤에는 이렇게 조명을 켜놓는다.

- 그냥 단색으로 하는게 더 예쁠 것 같은데... 너무 알록달록해서 촌스러운 느낌이...



폭포에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커다란 카지노가 있는데 주차비가 5달러다.


호텔 발렛파킹이 하루에 35달러에 팁까지 줘야하는데, 여기다 주차해놓고 3분정도 걷는게 백번 낫겠다.


오전에는 토론토 구경을 하고 오후엔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도 하고 하루가 알차다.


이래서 토론토랑 나이아가라를 하루에 묶어서 구경하나 싶기도 하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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