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마우이(Maui)를 떠나 하와이(Hawaii)의 중심인 오아후(Oahu)로 떠나는 날이다.


12시 비행기여서 호텔 체크아웃하고, 렌터카 리턴하고, 공항에서 체크인 하려면 호텔에서 10시 쯤에는 나가야 했다.



부랴부랴 짐을 정리하고 나니 9시.


아직 한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호텔 앞에 ABC Store 에서 소고기덮밥(돈부리), 샌드위치, 파인애플을 사서 해변에 앉았다.


- 마우이 Kamaole 해변

- 좌측 멀리 몰로키니 섬이 보인다.



새삼 느끼는 것 이지만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저만치 보이는 몰로키니(Molokini)를 보니 엊그제 했던 스노클링이 생각났다.


아쉽게 있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마우이에서 오아후행 비행기를 탈 때는 또 다시 캐리온을 부쳐야 했다.


첫 날에도 있었던 문제인데, 다음에 하와이 여행을 할 때는 절대로 Go! Airlines 는 안 타리라 마음 먹었다.


비행기값 아끼려다 예상치도 못한 캐리온을 부치면서 돈이 더 들어간 것 같다;;;;



며칠 전 마우이로 가기 전에 잠시 발만 붙였다가 다시 돌아온 오아후.


마우이에서는 하나로 가는 길 빼고는 내내 맑은 날씨 였는데, 와이키키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오아후에서는 렌터카를 할 계획이 없었기에 숙소까지 셔틀버스나 택시를 타야 했는데, 터미널이 외진 곳에 있어서 좋은 점이 하나 있었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택시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는데, 우연찮게 택시 아저씨가 한국분 이었다.


하와이에 이민 오신지 무려 40년이 됐다고 하신다.


오아후에서는 일정이 짧아서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하니, 친절하게도 뭘 하면 좋다고 이것 저것 알려주셨다.



공항에서 와이키키(Waikiki) 까지는 약 10 마일 (16 km) 정도 떨어져있고 교통량을 감안해서 30분 이내 거리다.


숙소로 정한 오하나와이키키웨스트호텔(Ohana Waikiki West Hotel)에 도착하니 팁까지 $45 정도가 나왔다.



호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처음 하와이 여행을 계획할 때 제일 먼저 했던 것이 바로 프라이스라인 비딩 이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을텐데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유명한 역경매 사이트다.


여러 블로그를 둘러보며 우리도 프라이스라인을 이용하면 싸게 좋은 호텔을 이용할 수 있을까 싶어 며칠동안 꾸준히 비딩을 했다.


하지만 계획했던 여행 일자가 점점 다가오는데 번번히 비딩에 실패했고, 급한 마음에 실수로 원치 않는 지역에 클릭을 했나보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듣보' 오하나와이키키웨스트호텔에 낙찰이 되버리니 멘붕이 왔다.


그것도 바다를 향한 오션뷰(Ocean View)가 아닌 반대편인 씨티뷰(City View) 란다;;;;


게다가 프라이스라인은 환불하기도 정말 어려운 곳이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마우이에서는 돈을 더 내더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자는게 낫다 싶어, 마우이는 직접 호텔을 골라 예약을 했었다.



그건 그렇고...


호텔 로비에 들어가니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다.


오아후가 훨씬 번화한 것을 예상했지만 생각한 것 보다도 더 마우이 호텔과 대조되는 느낌이 별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싶다.


14층에 올라가서 방에 들어가는 순간, (몇 블록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눈 앞에 바다가 보이는 것이다.


분명 씨티뷰로 예약이 됐었는데 오션뷰로 바꿔줬다.


- 오하나 와이키키 웨스트 호텔에서 바라본 와이키키 해변

- 사진 우측하단이 International Market Place

- 호텔 시설은 별론데, 위치는 번화가에 인접해 상당히 좋다.



시설에 대해서는 애시당초 기대도 않았기에 바다가 보이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방에서 인터넷도 된다!


그리고 이건 다른 호텔도 있는 혜택 같은데, 핑크 트롤리가 무료다. (일반요금 편도 $2)


참고로 핑크 트롤리는 와이키키와 알라모아나(Ala Moana) 쇼핑센터를 순환하는 트롤리 버스다.



이미 1시가 넘어서  배가 고픈터라 근처 맛집부터 검색했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라멘나카무라(Ramen Nakamura) 라는 일본 라멘집이 있었다.


호텔 앞에서 핑크 트롤리를 타고 라멘을 먹으러 갔는데, 알고보니 고급 상점가 바로 앞이다.


가게 안은 스무명 남짓 앉을만한 자리가 있는데 일본인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먹고 있는 그릇을 보니 양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주인 인듯한 아주머니가 정말 불친절하다.


모든 계산은 현금으로만 가능하고, 팁(15%)도 이미 포함시켜서 계산서를 준다.


음식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는데, 서비스는 최악이다.


서비스는 개판인데 팁은 받을만큼 다 받는게 어이가 없다.



식사 후 고급 상점가를 둘러보면서 와이키키 해변으로 향했다.


하와이 하면 와이키키가 떠오를 정도로 유명한 해변이라 기대감이 정말 컸다.



와이키키의 첫 느낌은 해운대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에 높이 솟아있는 고층 호텔. 수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과 썬탠을 하고 있었다.


수영복을 입고 있는게 아니라 발만 담갔는데 돌멩이랑 조개껍질 같은게 너무 많다.


모래를 밟으며 걸어가고 싶었는데, 발바닥이 너무 아파 포기했다.


아침까지 마우이 해변에 앉아있었던지라, 마우이 해변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었는데...


솔직히 해변만 놓고 본다면 와이키키는 좀 실망스럽다.


(안 가봐서 모르지만) 오아후의 다른 해변은 괜찮은데가 많다고 하던데, 와이키키는 명성에 비해 기대 이하다.



-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 & 라군

- 패들보드나 보트 등을 빌려서 탈 수 있다.



그렇게 와이키키 서쪽 끝에 있는 힐튼하와이언빌리지(Hilton Hawaiian Village) 까지 갔다.


무한도전 하와이 편에도 나왔던 곳이라 눈에 익었다.


힐튼하와이언빌리지 앞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라군(Lagoon)이 있는데 다른 호텔 사람들도 이용이 가능하단다.


내일 여기서 패들보드를 타야겠다 계획하고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로 향했다.



요즘은 한국도 쇼핑몰이 많이 좋아져서 알라모아나 쇼핑센터가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몰에 들어와있는 상점 중에 고급상점이 상당히 많다.


난 루이비똥 상점이 단위 면적에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 본다.


와이키키에도 면세점 포함해서 세군데나 있고, 인근에 있는 알라모아나 몰에도 또 하나 있다.


현재 규모도 엄청난데, 그것도 모자라 두배로 확장 중이다.


일본사람들이 루이비통을 좋아한다던데, 일본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어쩐건지 루이비통이 참 흔하디 흔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좋은 물건도 배가 고프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침 롤렉스 매장의 김 아주머니가 좋은 팁을 하나 주셨다.


노드스트롬 백화점 1층에 있는 카페가 깨끗하고 가격도 괜찮다고 하신다.


- Nordstrom Marketplace Cafe

-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수준급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맛집 찾는 것도 피곤한 터라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밑으로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괜찮아서 놀랐다.


백화점 직영 푸드코트 같은데, 분위기도 레스토랑 같고 요리사가 직접 요리를 하고 맛도 수준급이다.


애피타이저랑 메인요리 두 개를 주문했는데도 $40 정도로 배부르게 먹었다.



트롤리가 끊기기 전에 다시 힘내서 몰을 돌아다니는데, 몰 한켠에 시로키야(Shirokiya) 라는 일본 푸드코트가 있다.


일본 사람이 많긴 정말 많은가보다. 일본사람 전용 푸드코트가 따로 있을 정도니...


폐점 시간이라 그런지 곳곳에 도시락을 떨이로 팔고 있어서 아침에 먹을거리를 좀 샀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트롤리 경로가 와이키키 해변 일대를 한바퀴 쭉 훑는 형태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휘황찬란한 것이 확실히 마우이랑 다르다.


식당을 가고, 쇼핑을 하고, 저녁이 되니 오아후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마우이와 비교해서 편의시설이나 놀거리가 훨씬 더 많다.


미국 다른 여러 도시를 가봤지만 와이키키만큼 밤에도 번화한 곳은 별로 없다.


한국은 밤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유명한데, 그에 견줄만한 하와이의 불야성은 와이키키 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이 오아후를 선호하는 것 같다.



- 호텔에서 바라 본 쿠히오 길(Kuhio Ave.)

-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인데도 번화하다.



사족으로... 마우이에서는 몰랐는데 와이키키 주변은 ABC Store 가 상권을 꽉 잡고 있다.


과장 좀 보태서 한 블럭에 하나씩은 있는데, 사거리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최소한 하나 이상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이 가게가 와이키키 일대에서는 반독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데, 물건도 괜찮고 값도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물론 월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더 싸겠지만, 렌터카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이동수단이 애매하기에 논외다.


특이한 것은 이 가게는 일본엔화로 달러마냥 그냥 계산할 수 있다.



숙소에 돌아와서 클럽에나 가볼까 했는데,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힘이 들었는지 아내가 싫단다.


음... 다음날 패들보드 이외에 다른 계획도 없고 해서, 일정이나 알아보기로 했다.


택시로 태워다 주신 로이킴 아저씨가 추천해주셨던 곳 위주로 알아보기 시작해서,

진주만, 하나우마 스노클링, 루아우 등 몇 가지 할거리 볼거리가 있었는데...


스노클링은 몰로키니에서 했었고, 진주만이나 괜찮은 루아우는 렌터카가 없으니 교통편이 시원찮다.


오아후 섬 일주 관광 패키지도 있는데, 패키지 관광 자체에 거부감이 있어서 그것도 크게 땡기지 않는다.


하루라도 렌터카를 할 걸 그랬나 하고 약간의 후회도 됐다.


그리고 결국 아주 소박(?)하게 그냥 와이키키 일대를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잠시 야경을 보러 발코니로 나갔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하늘이 꾸리꾸리한게 뭔가 퍼 부을거 같았다.


아침에도 구름이 잔뜩 끼어있더니 밤에 또 이런다.


이렇게 오아후에서 여행 네번째 밤이 지나간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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