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 파비앙이 나혼자산다에 출연했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는 연예인 이지만 방송으로 보면서 묘한 유대감을 느꼈다.

한국에서 6년간 살면서 한국말도 한국인 뺨치게 잘하고, 한국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이질감없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런데 파비앙이 한국에서 사는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듯 했다.


특히 설날이나 추석 때면 주변에 아무도 없이 자기만 남을 때 무척 외롭고 쓸쓸하다고 했다.

십분 공감이 됐다.


벌써 십수년이 훌쩍 지난 일이다.


미국에 처음 온 것이 대학 유학시절 이었다.

자취하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첫번째 고비는 Labor Day 휴일에 찾아왔다.

미국 대학은 보통 8월말이나 9월초에 신학기가 시작하는데, 9월 첫번째 월요일인 노동절 휴일에 기숙사에 들어왔던 미국 학생들이 모두 집으로 집으로 집으로 가버렸다..

시끌벅적했던 기숙사가 순식간에 적막감에 휩싸였는데 정말 외롭다 못해 공포감이 들 정도였다.

지금이야 카톡이나 페이스타임 등으로 국제전화 하는게 간단하지만, 그 옛날에 국제전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렵게 어렵게 알아내서 한국에 전화하면서 눈물을 글썽인 적도 있다.



- 출처 : MBC 나혼자산다

- 한국 명절이면 외로움을 크게 느낀다는 프랑스인 파비앙



그리고 3개월 후 다가온 크리스마스.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데이트하는 연인들 덕분에 대목인데 비해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과장 좀 보태서 재난영화 등에 나오는 폐허가 된듯한 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쥐죽은듯이 조용한 도시가 되버린다.


가뜩이나 기숙사에 먹을 것도 없었는데 마트고 뭐고 싸그리 다 닫았다.


어찌나 서글프고 외롭던지, 그야말로 나혼자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집에서 손가락 빨고 궁상맞게 있는 걸 알고는, 아는 형이 집에 불러서 밥을 해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지금은 살다보니 무뎌지기도 하고,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연락도 자주 하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 친지와 쉽게 연락하곤 한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혼자라는 느낌이 문득문득 드는데, 사는게 참 만만치 않구나 싶다.


미국에서 영어를 하고, 미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미국인들과 어울리며 생활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방인 이라는 느낌은 쉽게 떨쳐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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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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