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라면 일년에 한번씩 꼭꼭 챙겨먹던 약이 있다.


그렇다. 바로 젤콤으로 대표되는 기생충약 이다.


집집마다 엄마들이 가족 수대로 일년마다 챙겨서 복용했었는데, 미국에 와서 혼자있으니 도통 챙겨먹게 되지를 않는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예전만큼 반드시 챙겨먹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가끔씩 생각날때면 한알씩 복용해서 찝찝함을 털어버린다.



- 출처 : gachon.tistory.com

- 한국의 대표적인 기생충약/구충제 종근당의 젤콤



한번은 최근 몇년동안 한번도 복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약국에 기생충약을 사러갔다.


미국에서는 기생충약을 영어로 Anthelmintics 혹은 Vermicides 등으로 부른다.


그런데 마트에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오버더카운터(Over-the-Counter) 구역에서 아무리 찾아도 기생충약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타이레놀을 비롯한 온갖 진통제에 셀수없이 다양한 비타민 종류 등 수도없이 많은 약들 사이에서 구충제 하나 찾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혹시 내가 못 찾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마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약사에게 물어보란다.


(미국 약국은 대부분의 경우 마트 한켠에 마련되어 있고, 약국마다 약사가 한두명씩 상주하고 있다.)



약사에게 가서 기생충약을 찾을 수 없는데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처방전을 달라는 것이다.


엥????? 웬 처방전을 달라는 것인지?


알고보니 미국에서는 기생충약은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무지무지 독한약 이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기생충약은 치료용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이지, 예방 차원으로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그런 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 출처 : blog.naver.com

- 한국의 대표적인 광범위 피부질환치료제 유한양행의 쎄레스톤지



예전에 쎄레스톤지/세레스톤지 같은 피부연고를 구입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어느 약국에서나 쎄레스톤지 달라고 하면 특별한 주의사항 없이 그냥 건네주는 것을 미국에서는 이렇게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 역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마이신 같은 항생제 역시도 미국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사려는건 꿈도 꿀 수 없다.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모두 주의없이 사용하다가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수십년 살면서 약국에서 이런 주의사항을 들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약사들은 엄연히 직무유기다.


약을 판매하면서 제품의 특징이나 부작용 등에 대해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는데, 그냥 돈만 주면 약을 건네줬으니...


 * 참고 포스팅 ( 미국의 무시무시한 의약품 광고 )



그런데 미국에서도 이런 약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약국이다.


한국사람 중에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이렇게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약을 구할 때는 한국 약국을 찾는다.


미국 의료계쪽은 문외한 이기에 의약품의 유통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몰라도, 한국 약국에서는 신기하게도 별 문제없이 이런 약을 취급한다.


덕분에 젤콤도 구하고, 쎄레스톤지도 구하는 것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사람 사는거 어디가나 다 똑같다고 하는데, 이런걸 보면 한국과 미국은 참 다르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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