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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정신과 의사인 동생과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나눴던 얘기가 생각난다.
과일을 고르고 있던 내게 '형, 주변에 있는 사람들 표정 봐바.'
왜 그런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봐바. 아무도 웃는 사람이 없지?' 하는 것이다.
원래 사람들이 잘 웃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눈에 보이는 백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이후로 종종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도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신기할 정도로 한국인은 잘 웃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살던 서울/경기권은 그랬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컬쳐쇼크(Culture Shock)는 그래서 더 크게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미국인들은 처음보는 낯선이 에게도 눈만 마주치면 인사하는 습관이 있다.
스쳐 지나가면서 간단히 Hey / Hi / Good Morning / Hello 등 간단한 인삿말을 하며 눈웃음을 짓는다.
괜히 아침부터 생글생글 웃으며 사람들과 인사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길거리 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엘레베이터를 탈 때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인사하고, 심지어 간단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참 희한했다.
- 출처 : Daniel Goodman / Business Insider
- 2011년 말, '월가점령' 시위 당시 경찰 옆의 웃는 여인
- 미국인들은 낯선이 에게도 눈웃음 지으며 이런식으로 인사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자기방어를 위한 습관이라고 한다.
일례로 한국인끼리 둘이서 서서 대화할 때 상대방과의 거리가 미국인들끼리 있을 때 보다 더 가깝다고 한다.
물론 통계적으로 일반화 시킨 것이긴 하지만 경험상 미국인들은 자기 주변에 어느정도 공간을 확보하려 한다.
때문에 자기 주변 공간이 침범 당했을 때 무의식 적으로 방어본능이 발동되고, 인사/웃음/대화 등으로 상대방을 적이 아닌 우호적인 관계로 만든다는 것이다.
일리있는 말이다.
그런데 단순히 자기방어를 위해 기계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려서부터 늘 해왔던 행동이라 몸에 베어있고, 그게 그들의 문화인 것이다.
길에서 산책을 하건, 출퇴근 하다 마주치건,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건 다들 인사를 한다.
재밌는 건 미국에 사는 한국인 끼리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애써 외면하기 일쑤다.
아무리 미국이지만 한국인 끼리는 이런 문화가 뭔가 어색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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