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도시는 아파트, 빌라, 연립주택 등 사람들이 옹기종기 한데 모여 사는 형태의 집이 많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지면 필히 생겨나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 소음이다.


개인적으로도 어렸을 때, 멋 모르고 집에서 장난치고 있다 보면, 아랫집에서 아주머니가 달려와서 좀 조용히 하라고 혼내키셨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도 뉴스에 심심찮게 나오는 기사 중 층간소음에 관한 사건 사고가 많은 것을 보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소음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가끔은 층간소음 등 이웃의 소음을 당사자가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다 강력범죄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적절한 관련법이 생길 필요가 있다.



땅덩어리가 넓디 넓은 미국도 층간소음이나 이웃의 소음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한국과 달리 공권력으로 해결한다.



몇 년 전 있었던 에피소드다.


미국의 아파트는 한국의 오피스텔처럼 가운데 복도가 있고 양 옆에 집이 있는 형태가 많다.


살고 있던 아파트도 그런 형태의 아파트였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가끔씩 방 건너편 아파트에서 음악소리가 크게 들리는 경우가 있었다.


얼마나 크게 틀어놨는지 한 층에 15가구 정도 되는 아파트의 긴 복도 끝에서 끝까지 음악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저녁시간까지는 이런 소음이 아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다들 저녁식사 준비하고, TV 틀어놓고, 음악도 틀고, 샤워도 하고 하니, 이웃의 소음이 아주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때도 끝없이 소음이 지속되면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가 된다.



- 출처 : police.cityofdavis.org

- 이웃의 소음 때문에 괴로워하는 부부



미국은 이런 경우 그 이웃을 직접 찾아가기보다는 경찰에 신고하는데, 그 날도 새벽에 경찰이 출동했다.


새벽 3시경, 문을 부수는듯한 소리에 잠이 깼다.


비몽사몽 잠결에 웬 날벼락인가 싶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복도 건너편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문 밖으로 난 구멍으로 빼꼼히 봤더니 덩치큰 경찰 두 명이 와 있었다.


언뜻 들어보니 음악소리는 아직도 들리고 있었다;;;;;; 미친;;;;;;


경찰은 문들 부술듯이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했다.


그 집 주인은 겁을 먹었는지 '열쇠가 없어서 문을 못 열어요' 라고 헛소리를 해댔다.

(집 안에서 문을 여는데 웬 열쇠가 필요한지;;;;)


10분 정도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에서, 경찰이 한마디를 하고 떠났다.


'벌금 500불 딱지를 발부했으니 언제까지 납부해라. 그리고 당장 음악 꺼라. 안 그러면 다시 출동한다.'


그렇게 경찰이 떠나자 슬그머니 음악소리도 사라졌다.


그 이후로 그 아파트에서 1년 정도 더 살았는데, 단 한번도 소음 때문에 신경 쓴 적이 없다.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Mr. & Mrs. Smith) 에 나오는 장면 중,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고 죽일듯이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이 있다.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며 집안 가재도구는 물론 집 자체를 가루로 만들어 버리다가 결국 화해를 하는데...


이내 곧 경찰이 방문했다.


이웃에서 소음 신고가 들어와서 출동했다고.


거의 전쟁 수준을 싸웠는데 부부싸움 이라니... ㅎ



영화에서는 유머코드로 경찰이 등장했던 것이긴 하지만 이처럼 미국은 층간소음이나 이웃의 소음을 공권력의 힘을 빌려 해결한다.


너무 매정하다 싶어 보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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