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2.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 vs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


2011년 2월에 열렸던 45회 수퍼보울에서 만났던 두 팀이 약 3년만에 그린베이에서 만났다.


당시에는 패커스가 시종일관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31:25로 승리했었고, 수퍼보울 MVP로 아론 로저스(Aaron Rodgers)가 뽑혔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는 아론 로저스가 없다.


쇄골뼈 골절로 결장한지 벌써 7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결장이란다. 뭔가 좀 이상하다.


패커스 입장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플레이어의 부상 정도가 동네방네 소문 나는게 싫은것 같다.


하지만 길어야 3~4주 결장이 예상되던 그의 부재는 벌써 2달이 다 되어간다.


어찌됐건 MVP는 벤치를 지키고 있고 백업 쿼터백 맷 플린(Matt Flynn)이 오늘도 주전이다.



양 팀은 올해 정규시즌에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시즌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는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두 팀 모두 아직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가닥 희망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기는 어떻게든 이겨야하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그리고 경기내내 리드를 주고받는 시소게임으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이었다.



전반은 패커스가 비교 우위였다.


1쿼터에 한 번씩의 터치다운으로 7:7을 기록했고, 2쿼터에는 2-Minute Warning 직후 에디 레이시(Eddie Lacy)의 아크로배틱한 러쉬로 터치다운을 추가했다.


스틸러스는 전반 종료 2초를 남기고 필드골을 추가하며 14:10 으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에는 스틸러스의 절대 우위였다.


3쿼터 첫번째 터치다운은 후반 시작 3분여만에 쿼터백 벤 로스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의 러쉬로 추가됐고 14:17로 스틸러스가 역전했다.


스틸러스의 스페셜 팀은 펀트를 하는척하며 갬블을 시도했고, 갬블은 결국 터치다운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엔 패커스가 차근차근 전진해 스틸러스 골문 앞까지 갔다.



그런데 여기서 첫번째 중요한 오심이 나온다!


스틸러스의 레드존에서 터치다운에 실패한 패커스는 필드골을 시도한다.


하지만 스틸러스의 수비에 막혀 공이 튕겨져 나왔고, 그 공은 필드와 스틸러스 선수들의 손을 교대로 거치며 경기장 밖으로 튀어나갔다.


주심은 스틸러스 선수가 공을 쳐냈다고 반칙(Illegal Batting)을 선언했고, 그 결과 패커스는 다시 1st&Goal 공격권을 얻으며 터치다운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리플레이를 본 결과, 명백한 오심이었다.


덕분에 패커스는 21:17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패커스의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고, 3쿼터 종료 직전 2개의 터치다운을 연달아 허용하며 21:31 10점차로 벌어졌다.


특히 3쿼터 종료직전의 터치다운은 패커스 선수들간의 싸인이 어그러지며 숏패스를 하려던 쿼터백에게 러닝백이 부딪히며 공을 엉뚱한 곳으로 던져 스틸러스가 인터셉트 후 터치다운까지 한 경우다.


제대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하지만 4쿼터 들어와 패커스는 필드골과 터치다운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31:31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스틸러스는 공격에 실패하며 멀리 펀트해 버렸고, 패커스는 이제 필드골 하나면 역전승을 하게되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쿼터백 맷 플린이 펌블을 하며 졸지에 레드존에서 스틸러스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그리고 스틸러스는 가능한 시간을 끌며 패커스의 타임아웃을 소진시켰다.



그런데 여기서 패커스의 어이없는 실수가 나온다.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터치다운에 실패한 스틸러스는 필드골을 시도하게 되고, 연장을 대비할 생각을 한다.


하지만 패커스의 수비수가 어이없는 오프사이드 파울을 범하며 또 다시 스틸러스의 1st&Goal 상황이 되버렸다.


더 이상 소진할 타임아웃도 없기에 공격시간 확보를 위해 패커스는 어쩔 수 없이 작전상 터치다운을 허용했다.


남은시간은 불과 90초 남짓.



그런데 정말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으로 패커스는 연달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스틸러스의 레드존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20초가 남은 상황. 또 다시 패커스의 공격진이 폴스 스타트(False Start) 파울을 하며 5야드 페널티와 함께 10초를 날려버렸다.


참으로 어이없는 실책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단 10초.




- 출처 : CBS Sports

- 경기종료 10초 전... 그리고 시간은 흐르게 하고... 7초가 흐르도록 공격을 허락하지 않는 주심.



여기서 두번째 중요한 오심이 나온다!


미식축구에서 10초면 2~3번의 패싱게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지?!?! 패스 한 번이 실패로 끝나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렸다.


어찌된 영문인지 주심이 경기시간을 재개시키면서도 패커스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간이 똑딱똑딱 계속해서 흘러가고 무려 7초를 허비하게 만든 후에야 공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남은 3초 동안 스냅 후 패스. 패스실패.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만약 주심의 오심이 없었더라면 패커스에게 한 두 번 정도 더 기회가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충분히 연장전으로 가서 결판이 났을 경기였다.




물론 주거니 받거니 오심으로 서로 상대팀에게 득실이 됐지만, 패커스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매 번 파울을 하며 페널티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또한 공격에서도 서로 합이 맞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며 여기저기서 구멍이 발견됐다.


주심의 결정적 오심이 경기의 향방을 바꾸긴 했지만, 패커스 팬의 입장으로 볼 때, 오심이 없었더라도 패커스가 진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정말 어이없으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NFC North 지구 라이벌인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가 모두 패하면서, 패커스는 아직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베어스나 라이온스 두 팀 중 한 팀이라도 이겼다면 그대로 패커스의 플레이오프 꿈은 날아가 버리는 것인데, 세 팀 다 막장 플레이를 선보이며 이런 황당한 상황이 됐다.


베어스와 상대했던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는 무려 500 야드 이상을 전진하며 무인지경으로 베어스를 우롱했다.


NFL 게임을 보면서 이렇게 러닝백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경기는 본 적이 없다.


이번주 경기까지 승수를 종합했을 때, 라이온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고, 다음 주 패커스와 베어스의 맞대결로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지게 된다.



이번주 경기력으로만 봤을 때, 패커스나 베어스나 어느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더라도 첫경기에서 떨어질 판이다.


게다가 부상병동 패커스는 수비의 핵심인 클레이 매튜스(Clay Matthews)가 또 다시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하고, 러닝게임을 책임지던 에디 레이시 마저 발목 부상이 악화 된 상태다.


이래저래 패커스의 2013년 시즌은 암울하기만 하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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