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꼽을 때 항상 거론되는 문제 중 하나는 단연 학연 및 지연으로 인한 사회의 병폐다.


회사에서 구인을 할 때도 특정지역 출신은 뽑지 않는다거나, 정부에서 내각을 구성할 때도 학연 지연 등이 등장한다.


심지어 예체능 계열에서는 학연 지연으로 인한 고질적인 문제가 불거지며 몇몇 스포츠스타들이 고국을 버리기도 했으니 정말 심각하긴 심각한 문제다.


어떤 일을 하면서 '코드' 라는 것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인맥지상주의는 확실히 문제가 있어보인다.


그런데 이런 학연과 지연 등의 인맥지상주의는 단지 한국에서만 국한 된 문제일까?



중국에서도 생활해보고 미국에서도 생활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학연과 지연 등의 인맥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 그런 것 이었다.


중국은 꽌시 라고 부르는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할 정도로 인맥이 중요한 것은 모두가 익히 아는 것이고, 지극히 합리적일 것 같은 미국에서도 인맥이 없으면 생활하기 힘들 정도다.




- 출처 : recruitingedge.co.uk

- Human Network



미국 생활을 하며 제일 처음 학연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것이 바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진학상담을 하면서부터다.


미국의 명문대학은 단순히 학업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특별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모두 종합해 학생 선발을 한다.


그 중 추천서는 고등학교의 진학상담 선생님 또는 지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것인데,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 출신의 지인의 추천서가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만약 그 지인이 해당 대학에 꾸준히 기부금을 내고있거나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학업성적이나 다른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더라도 대학 진학이 거의 보장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대학에서 직장을 구할 때 역시 이런 인맥이 필요하다.


대학의 담당교수나 선배들이 해당 직장에 영향력이 있을 경우에는 구직이 매우 수월해지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업계에서 인정받는 지인의 추천서가 있다면 역시나 쉽게 취업을 할 수 있다.


비단 추천서가 아니더라도 이력서를 제출할 때 레퍼런스(Reference)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때 레퍼런스로 언급할 수 있는 인맥이 반드시 필요하다.

  ( *  미국에서 레퍼런스란 어떤 일에 대해 증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


한국의 구인/구직 제도에서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방식인데, 미국에서는 이 레퍼런스 제도가 사회 전반적으로 정착되어 있기에 레퍼런스가 없으면 구직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 사람의 말 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증언을 종합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퍼런스가 없다는 말은 결격사유가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고, 결국 그 사람은 채용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인맥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인맥관리도 노력이 필요하다.


인맥을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가장 큰 인맥인 학연 및 지연을 비롯해 자원봉사 경력 등도 큰 도움이 된다.


자원봉사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아무런 댓가 없이 그 일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자원봉사를 하면서 인맥을 쌓는 것도 미국생활 중 인맥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다양한 인맥을 이용하면 안 될 일도 되게 만들 수 있고, 인맥이 없다면 될 일도 안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 출처 : 3paidtoclick.blogspot.com

- Referral Scheme



미국의 대표적인 인맥 활용의 예를 들어본다.


한국의 공채제도와 달리 미국의 기업은 수시채용이 기본적인 채용방식인데, 이런 수시채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도가 바로 리퍼럴(Referral) 제도이다.


리퍼럴제도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수시채용 시에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지인을 소개시켜주는 제도다.


이 제도의 특징은 외부에 채용공고를 내기 전부터 내부적으로 채용공고를 미리 알 수 있기에, 자신의 지인이 구직을 할 때 경쟁률을 최소화 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외부에 채용공고를 하는 순간부터 수백 수천명이 이력서를 내게 될텐데, 그런 경쟁에서 자신의 지인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리퍼럴제도의 특징 중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많은 회사에서 추천한 직원에게 인센티브(Referral Award/Referral Rewards)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새로 채용한 사람이 성공적으로 회사에 정착하게 되면 추천한 직원은 일시불로 수천불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받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직원을 채용하게 될 경우 연수비용 및 월급 등이 들어가는데, 엉뚱한 직원을 채용함으로 인해 소요될 수 있는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추천인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다.


이런 리퍼럴제도는 회사 입장, 추천인, 신규 채용인에게 모두 득이 되는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서도 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좋은 인맥을 잘 활용하면 최소의 경쟁으로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인맥과 한국에서의 인맥은 아주 많이 다르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만 언뜻 살펴보면 한국의 인맥과 무엇이 다를까 싶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만 인맥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뒷받침이 되어있어야만 지인에게 부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도 없는 사람을 낙하산으로 꽂아넣는 그런식의 인맥이 아니라는 것이다.


추천인이나 레퍼런스 등은 아무나 되어주지도 않는데, 만약 능력이 없거나 안면만 있는 사람이 추천인/레퍼런스가 되어달라고 하면 보통 거절을 한다.


레퍼런스가 정말 없더라도 그렇게 거절한 사람을 레퍼런스로 올려놓으면 안된다.


만약 억지로 레퍼런스에 이름을 올려놓아도 회사에서 레퍼런스에게 'ㅇㅇㅇ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한다.' 라고 아주 정직한(?) 대답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참 정도 없고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추천인이나 레퍼런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하는 점은, 검증이 되지 않은 남 때문에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인맥은 공과 사가 확실히 구분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매우 일반화 시킨 상황이고, case by case 이기에 예외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도 한국처럼 인맥이 있어야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때문에 인맥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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