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서의 숙소는 르네상스 호텔(Renaissance Toronto Downtown Hotel).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Toronto Blue Jays)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로저스센터(Rogers Centre)에 붙어있는 호텔이다.


호텔을 예약할 때만 해도 그저 CN타워랑 가까워서 좋아했는데 이 호텔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 토론토의 대표적인 건축물 CN타워

- 가운데 보이는 곳이 르네상스 호텔과 로저스센터



이 호텔의 특징은 호텔 방에서 블루제이스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야구장의 고급좌석인 클럽레벨(Club Level)을 옮겨다 놓은 느낌이랄까?


호텔방에 들어가자마자 반대편으로 보이는 경기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블루제이스 구단에서 팬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Appreciation Day Event 를 하고 있었다.



-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 로저스센터

- Appreciation Day Event 중



그런데 이 신기함도 잠시...


블루제이스 구장이 돔구장인 관계로 바깥 상황을 알 길이 없었다.


날씨가 좋은지 나쁜지, 밝은지 어두운지 전혀 모르겠다.


나름 특별하고 괜찮은 경험이었지만, 만약 혹시라도 다음에 이 호텔을 다시 찾는다면 경기장 호텔방을 피해서 달라고 해야겠다.



- 호텔 객실에 들어오면 이런 뷰가 펼쳐진다.

-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침대가 계단 아랫쪽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로드트립을 한다고 차에다 짐을 잔뜩 싣고 왔더니 호텔 방으로 가져갈 짐과 놔둬도 될 짐이 뒤죽박죽이 됐다.


나름 정리해서 가지고 올라간다고 했는데 방에 가보니 빼먹은게 많다.


다시 내려가서 올라오는데 캐나다 오타와(Ottawa)에서 토론토로 관광 온 캐나다인을 만났다.


엘레베이터가 느려터져서 그 얘기를 하며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미국인들이 캐나다 사람들을 놀릴 때 말하는 캐나다 사투리를 듣게됐다.



캐나다 사람들은 의문문이든 평서문이든 모든 문장 뒤에다 'eh~?' 하고 붙인다고 하던데...


이 오타와 청년이 딱 그런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This elevator is freaking slow, eh?

I'm from Ottawa, eh?

Have a great day buddy, eh?


짧게 나눈 대화였지만 진짜로 캐나다 사투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짐을 풀고 간단히 씻고 나니 벌써 4시가 넘었다.


원래 예정대로 1시에 도착했다면 제일 먼저 하려고 했던 일이 재래시장(?) 방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느 곳을 여행할 때, 그 지역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하는 일이 지역 상점을 찾는것이다.


그래서 토론토에서 가장 크다는 세인트 로렌스 시장(St. Lawrence Market)을 가려고 했지만 5시에 문을 닫는다니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그래서 저녁도 먹을겸 CN타워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고 야경도 볼까 하다가,

부인이 가고싶어하는 리플리스 아쿠아리움(Ripleys Aquarium)으로 향했다.



- 상어와 각종 물고기가 함께 살고 있는 대형 수조

- 길다란 터널로 되어있어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규모 면에서는 시카고에 있는 쉐드 아쿠아리움(Shedd Aquarium)보다 작지만 아기자기 하면서도 예쁘게 구성해 놓아서 또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특히 가오리와 상어 투구게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해놓은 수족관은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수족관에 놀러온 사람들의 옷차림이 꽤나 잘 차려입은 모양새다.


분명 놀러 나왔을텐데 우리처럼 편안한(?) 복장을 한 사람보다 갖춰입은 사람이 많은게 의외였다.



- 스패디나 역 근처

- 정면으로 쭉 걸어가면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수족관에서 나오니 이미 7시가 훌쩍 넘어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다시 호텔에 들어갔다 나올까 하다가, 들어가는 순간 피곤함에 늘어질 것 같아서 바로 레스토랑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해서 호텔 근처에 있는 Marben 이라는 음식점을 찾았는데, 분위기가 생각보다 고급스럽다.


아까 아쿠아리움에서도 느꼈고, 음식점까지 오는길에도 느꼈고, 음식점에 와서도 느낀건데...


사람들 전부 다 정말 잘 차려입고 있다.


아무래도 토론토가 캐나다에서 제일 큰 도시어서 그런가보다.


혹시라도 멋모르고 CN타워 전망대 레스토랑 갔으면 드레스코드 때문에 난감할뻔 했다.



- 왼편에 꼬불꼬불한 채소가 Fiddlehead

- 의도치 않게 먹게 된 캐나다 음식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당에 왔기에 웨이트리스에게 캐나다 음식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웨이트리스가 당황하며 캐나다 음식이 뭔지 모르겠단다...


잠시 실망한 후 이것저것 아는 음식을 시켰는데 의외로 처음 먹어보는 음식 맛이다.


분명 익히 먹어왔던 음식인데 맛이 왜 다른가 했더니 재료가 다르다.


예를 들어 Fiddlehead 라는 채소는 캐나다에서는 흔히 먹는다는데 난생 처음 먹어봤다.


그 외에도 Sea-buckthorn, Achiote 등도 처음 먹어보는 재료였다.


식사와 함께 반주한 맥주도 미국에서 먹어본 유일한 캐나다맥주 Molson 과는 전혀 다른 맛의 맥주다.


의도치 않게 특별한 저녁식사를 하고는 기분좋게 숙소 쪽으로 돌아왔다.



토론토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계속 느낀건데, 건물 모양이나 도시 규모 등을 봤을 때 분당의 어딘가를 걷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도 워낙에 많아서 한국인이 살기에도 좋아보였다.


그리고 다운타운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돌아다니는 사람들 연령층도 젊고 꽤나 날씬한 사람이 많다.


미국에서 흔히 보는 뚱보들과는 다른 이미지의 모습이다.



- 캐나다에서 파는 제품은 프랑스어가 병기되어 있다.

- Original / Originale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들른 곳은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식료품점.


특별히 살게 있어서 갔다기 보다는 숙소로 바로 들어가기 아쉬워서 들렀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미국에서 파는 똑같은 제품도 미국에서는 영어/스페인어가 씌여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영어/프랑스어로 되어있다.


그리고 각종 메이플시럽이 정말 많다.



식료품 가게에서 나와서 토론토와 관련된 냉장고자석을 사려고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워낙에 싼 물건이라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려 하기에 처음으로 캐나다 달러를 쓰게됐다.


토론토 에서는 미국 달러가 통용되지 않는다길래 100 달러 정도 바꿔왔는데,

결국 이 상점에서 쓰고, 호텔에서 팁으로 몇달러 더 준게 여행내내 캐나다 달러를 현금으로 사용한 전부였다.


나중에 돌아와서 보니 100 달러 중 80 달러 정도가 남았는데... 괜히 환전 수수료만 낭비했다.


그리고 수족관, 레스토랑, 기념품가게 등에서 계산하며 알게된 것은 캐나다의 소비세가 정말 높다는 것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13%가 넘는다.


시카고 소비세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이제는 정말 졸려서 방으로 돌아왔는데, 하루가 이렇게도 길 수 있나 싶다.


거의 20시간 가까이 깨어 있었는데, 평소처럼 집에서 토요일을 보냈으면 뭘 했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낸 덕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준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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