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IKEA)가 차근차근 한국 진출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저가 조립가구 업체 이케아의 등장으로 한국의 가구업체와 소비자와의 체감온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


가구업체들은 저렴한 조립가구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손쉽게 돈을 벌었던 저가가구 시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고, 소비자들은 한국 가구업체의 저가가구가 사실 그렇게 싸지 않았다는데서 이케아의 등장을 환영한다.



미국에서는 아이키아 라고 부르는데, 개인적으로도 벌써 이케아 가구를 사용한지 십년이 넘는다.

미국 전역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대형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는 이용자와 매출액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1층에는 조립제품의 부품 창고가 있고, 2층부터 다양한 생활가구를 구역을 정해 샘플을 진열을 해놓았다.

워낙에 매장 규모가 크다보니 샘플이 진열된 모양도 모델 하우스 수준으로 예쁘게 해놓은 경우도 많다.


이케아 가구의 특징은 모든 가구가 조립가구 라는 것이다.

1층 한켠에 마련된 AS-IS(이대로 판매) 구역에 소비자가 반품한 제품, 진열되었던 제품, 하자가 있는 제품을 조립된 상태로 싸게 팔기도 하지만, 그건 예외다.

한국에도 조립가구가 이미 있겠지만,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다보면 조립이 정말 완벽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조립 설명서대로 하나하나 맞추는데, 방법도 간단하고 조립하는 방법이 매우 과학적인 제품도 많은 것을 보면 조립가구 특성상 정말 공을 많이 들인게 느껴진다.

(* 단점이라면 조립부품을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여분이 없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못이나 나사 등이 전혀 사용되지 않으면서도 조립이 완성된다.

마치 전통 한옥 등에서 맞춤이나 이음 등으로 목재가 서로 연결되는 것을 연상시키는 방식이다.




- IKEA 가구 샘플

- 모델하우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매장 곳곳에 예쁘게 세팅되어 있다.



또 하나 이케아 가구를 보며 느끼는 것은 디자인이 간결하면서도 깨끗하다는 것이다.

북유럽인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북유럽 특유의 모던한 디자인이 젊은사람들이 딱 좋아할 디자인이다.

게다가 저가 가구 이지만 싸구려 느낌이 든다기 보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컬러, 패턴, 코팅 등의 간단한 후처리로 실제 재질보다 좋아보이는 효과를 주는데 상당히 괜찮다.


하지만 이케아 가구도 단점이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부분인데, 저가 가구의 특성상 제품의 내구성이 좋은편은 아니다.

하지만 기껏해야 10만원 정도 밖에 안되는 가구를 사면서 수십년씩 사용할 생각으로 가구를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차례 조립과 분해를 반복하지 않는 이상 가구의 수명이 크게 단축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이케아 가구를 사용했던 사람 중 내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 대다수가 이사를 하면서 가구를 분해한 후 재조립 한 사람일 것이다.

이사하는데 부피를 줄이기 위해 분해 후 재조립을 하는 것인데, 사실 어떤 가구든 한 번 완성 된 가구를 분해하면 내구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케아 가구가 내구성이 심하게 떨어진다고 말하는 부분은 분명 과장된 부분이 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이케아 가구는 보이는 부분에 비해 보이지 않는 부분의 재질이 심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목재 자체도 원목이 아닌 톱밥 합판이기에 고급 재질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은 두꺼운 종이 재질 같은 것을 사용하는 등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어 주로 벽에 붙여놓는 서랍장의 뒷편, 신발장의 뒷편 등은 모두 두꺼운 종이 재질 같은 것으로 막아놓는다.

한 번 조립해서 설치해 놓으면 가구의 뒷면은 볼 일이 없기 때문에 까먹고 있다가, 한번씩 레이아웃을 바꾸거나 이사를 할 때 가구 뒷편을 보면 저가가구임을 재확인한다.



지금까지 열개가 넘는 이케아 가구를 사용해 봤는데 만족도는 상당하다.

단 한 번 조립부품 하나에 하자가 있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부품을 배달받아야 했던 것을 빼면 부품품질도 상당히 균일하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완성 된 가구를 보면 실제로 지출한 금액대비 상당히 고급스럽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부분은 훌륭하다.

비슷한 느낌의 기존 한국 가구회사의 제품을 산다면 두 배 이상의 금액을 줘야 할 것이다.


기존 한국 가구회사는 솔직히 그동안 땅짚고 헤엄치기로 돈을 긁어모았다.

가격담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저가 가구가 '저가'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또한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조립가구 역시 상대적으로 가격은 낮지만 한 눈에 봐도 싸구려라는 느낌이 드는 제품이 대다수였다.

물론 메이저가구 회사도 조립 및 배달 등의 인건비가 추가되기에 원가가 올라간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됐건 그동안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저가가구 시장을 제공하는데 실패했고, 이제 그 자리에 이케아가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 가구업체들은 어떻게든 로비와 언론플레이를 통해 기존 시장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서울에 이케아 3호점 부지까지 확보하는 등 이케아의 마케팅은 공격적이다.

앞으로 지켜보면 알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이케아의 한국시장 안착은 불보듯 뻔하다.

물론 저가가구 임에도 필요이상으로 까탈스러운 안목을 선보일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립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 심지어 구매 후 부품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미국은 픽업트럭이나 밴 등이 집집마다 있기 때문에 부품을 집에 가져가는게 어렵지 않지만, 한국은 차들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배달의 민족 답게 이케아 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을 듯 하다.


물론 이케아가 차지하는 저가 가구시장과는 별개로 고가의 고급 가구시장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한 번 써보면 계속해서 찾는 이케아 가구는 한국의 저가 가구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버릴 것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과연 한국 가구업체와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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