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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14.
겨울방학을 코 앞에 둔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금요일 오전 9시반.
샌디훅 초등학교(Sandy Hook Elementary School)에 한 청년이 들어왔다.
20세의 청년 아담 란자(Adam Lanza).
이 청년은 이미 학교로 오기 전 집에서 모친을 살해하고 오는 길이었다.
학교로 들어온 청년은 아이들에게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6-7살 밖에 안 된 어린 학생들은 저항은 커녕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자리에서 쓰러졌다.
쉴새없이 총을 쏴대는 아담 란자를 말리려 했던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도 역시 총에 맞아 쓰러졌다.
20 명의 어린아이가 죽었고. 6명의 교직원 역시 숨졌다.
그는 총을 다 쏜 후, 결국 자기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자살을 했다.
이 상황이 지금까지 밝혀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초등학교 총기 사고 사건이다.
미국 코네티컷주(Connecticut)의 뉴타운(Newtown)이라는 도시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사건은.
수많은 사망자 수와 더불어 어린 아이들이 살해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어린이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데에 오바마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
올 해에만 벌써 수많은 총기사고가 미국 전역에서 끊이질 않았는데.
콜로라도주(Colorado)의 오로라 영화관(Aurora Movie Theater)에서 극장 관객을 향한 총기 난사 사건.
위스콘신주(Wisconsin) 밀워키(Milwaukee)에서 있었던 시크교사원(Sikh Temple) 총기 난사 사건.
또 같은 도시에서 바로 몇 달 뒤 벌어진 쇼핑몰 총기 난사 사건.
오레곤주(Oregon) 포틀랜드(Portland) 쇼핑몰에서 있었던 총기 난사 사건.
그리고 바로 어제 벌어진 샌디훅 초등학교의 총기 난사 사건.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총기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개인적으로 밀워키에서 벌어졌던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은.
범행 당시에 100 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바로 근처에 있었었기 때문에 그 충격이 배로 다가왔다.
특정인만을 노리고 총구를 겨눈 것도 아니고. 당일 그 주변에 있었다면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끔찍한 사건 후, 경찰의 발표는 너죽고 나죽자는 식의 미치광이가 벌인 일이라고 하는데.
안타까운 점은 콜로라도 영화관 범인 이외에는 모두 다 가해자가 현장에서 죽거나 사살되어서
정확한 사건의 동기를 찾기도 쉽지않을 뿐더러, 누구도 그 사건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을 누구라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무서운 점이다.
전과가 있지 않은 이상, 일반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마찬간지로 돈만 내면 살 수 있는게 총이다.
권총, 라이플, 산탄총 등 다양한 총을 큰 제약없이 살 수 있다.
남들이 다 가지고 있으니 나도 호신용으로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게 일반 미국인의 사고방식이다.
또한 자기 총을 가지고 가서 사격연습을 할 수 있는 사격연습장(Shooting Range)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담 란자 역시도 그의 어머니가 구입한 총으로 사격연습장에 가서 연습했었고
그 총으로 연습한대로 학교에 가서도 그대로 총질을 한 것이다.
1999년 콜로라도의 컬럼바인 고등학교(Columbine High School) 총기 사고.
2007년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에서 벌어진 일명 '조승희 사건' 때도, 총기규제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다 흐지부지 되버렸다.
하지만 이번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벌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미국은
총기규제에 대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의미있는 행동(Meaningful Action)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계에 끊임없는 로비를 벌이는 전미 총기 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도 이번에는 한 발 물러서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꽃도 피워보지 못 한 어린 생명과
그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교직원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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