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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여행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몰로키니(Molokini) 앞바다에서 하는 스노클링 이다.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스쿠바 혹은 스누바로 스노클링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도 있다.
여행 둘째날.
7시 30분까지 마알라에아(Maalaea) 항구에 가야해서 아침 6시 좀 넘어서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가 이용한 보트는 Pride of Maui.
몰로키니 스노클링 중 이용자 평이 상당히 좋아서 일단 안심이 됐다.
항구에 도착해보니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백인이었고 동양인은 일본인 네 팀과 우리 커플이 전부였다.
올해 79세인 독일 할머니가 우리 옆에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몇 년 전 몰로키니 스노클링을 했던 기억이 좋아서 또 왔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스노클링을 하려고 혼자서 독일에서 여기까지 왔을까 싶어 기대감이 커졌다.
- 화살표로 가리키는 곳이 초승달 모양의 섬 몰로키니
- 마알라에아 항구에서 몰로키니까지 절반쯤 온 상태
간단히 배를 채울 아침을 먹으며 출발 했다.
빵과 과일 그리고 주스가 준비되어 있어서 몰로키니 가는 도중에 요기를 할 수 있게 해놨다.
특히 하와이산 파인애플 맛이 다르다고 들어서 파인애플 맛을 음미해 보았다.
파인애플 맛이 뭐가 다르겠나 싶었는데 진짜 다르다.
(이 파인애플 맛에 꽂혀서 하와이 떠나는 순간까지 주구장창 파인애플을 먹어댔다.)
날씨도 좋고, 파도도 잔잔하고, 기분도 좋다.
- 출처 : mauiguidebook.com
- 몰로키니에 스노클링을 위해 정박한 보트
- 우리 배는 화살표 방향으로 접근 중
몰로키니 섬에 도착하니 이미 몇 척의 배가 와 있었다.
개인적으로 수영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플로터(Floater)를 하나 끼고 입수했다.
그런데.. 아뿔사... 플로터가 생각보다 많이 뜨지 않는다.
파도가 넘실대는데 자꾸 얼굴이 물 속에 잠긴다;;;;
게다가 스노클링 장비는 연식이 좀 됐는지 얼굴에 제대로 밀착이 되지를 않는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 뭔가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당황하기 시작했다.
호스를 입에 물고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는데, 스노클링을 난생 처음 해보는 것이라 요령도 없었다.
자꾸 코로 숨을 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장비 안으로 물이 들어오며 콧 속으로 물이 들어온다;;;
옆에 안전요원이 지켜보고는 있지만, 이러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 나는 것도 순간이겠다 싶었다.
대략 10분쯤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드디어 제대로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
10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바닥까지 맑게 들여다 보이는 바다가 인상적 있었다.
물고기 종류는 다양하지 않아서 인터넷에서 보았던 선전이 과장이었다고 느껴지는 점은 있었지만, 그런 것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정말 장관이다.
- 몰로키니 스노클링 중
- 스쿠바를 할 수 있다면 산호초가 있는 바닥까지 볼 수 있다.
대략 40 여분 물 속에서 놀고 있는데 바다거북이가 있는 다른 포인트로 이동한다고 했다.
이동 중에는 배 위에서 구웠던 바베큐 점심식사를 먹었다.
배가 크니 배 위에 그릴도 있고 운치도 있는게 좋다.
물 속에서 하도 허우적 댔더니 제대로 허기가 졌는지 햄버거를 두 개나 먹었다.
안타깝게도 아내는 멀미 기운이 있는지 안색이 좋지 않다.
두번째 포인트에 도착하니 바다거북이 몇 마리가 보인다.
물 속에서 바다거북이와 함께 수영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에 입수할 때는 안전하게 플로터를 두 개 끼고 입수했다.
덕분에 훨씬 더 안정감있게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었다.
이 곳은 몰로키니만큼 물이 맑지는 않았지만 물고기 종류가 훨씬 더 다양했다.
검정, 파랑, 노랑, 줄무늬 등등 크고 작은 물고기가 바로 옆에서 헤엄치고 다녔다.
그런데 바다거북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건지;;;
그리고 플로터를 두 개 끼우니 단점이 있었다.
잘 뜨는건 좋은데 당췌 가라앉지를 않는다.
만약 수영을 좀 하는 사람이라면 플로터는 하나만 사용하기를 권하고 싶다.
플로터 없이 김병만 마냥 잠수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좀 위험해 보이긴 한다.
바다는 실내 수영장과는 판이하게 달라서 변수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곳 에서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올라온 선상에서는 칵테일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폴리네시아의 대표적 칵테일 이라는 마이타이(Mai Tai)를 비롯해서 하와이맥주를 한 잔씩 즐기며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편 으로는 뱃멀미에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도 꽤 있었다.
아내 역시 이미 멘붕이 온 듯 했다;;;;
마알라에아 항구로 돌아오는 길은 몰로키니로 떠날 때의 바다와는 전혀 달랐다.
바람이 강하게 불며 파도가 높아져 배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래서 원래는 마케나(Makena)에서 출발하는 보트를 타려고 했었건만, 예약을 미리 못 한 것이 안타까웠다.
참고로 마알라에아에서 몰로키니 까지의 뱃길은 30분 이상이 걸리고, 마케나에서 몰로키니 까지는 15분 남짓 이란다.
- 와일레아 인근의 고급 주택/리조트 단지
- 원숭이나무(Monkey Tree)로 조경을 해놓은 길이 운치있다.
스노클링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와서 푹 쉬고는 저녁나절 마우이섬 남쪽을 둘러보았다.
와일레아-마케나 일대는 고급 주택과 리조트 단지가 모여있는 곳이다.
첫째날 둘러보았던 카아나팔리 인근 번화한 호텔단지와는 다른 한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드라이브를 하던 중 예상치 못한 곳에서 쇼핑몰을 발견했다.
주차장도 작고 규모도 별로 커보이지 않아서 잠깐 휙 둘러보고 와야겠다 하고 들어갔던 쇼핑몰은 의외로 고급스런 몰이었다.
게다가 소비세도 4.16% 정도로 오아후 보다도 더 낮았다.
몰 한 켠에는 ABC Store 라는 깔끔한 상점도 있었다.
기념품 같은 것을 파는 곳 같았는데 괜찮은 물건이 꽤 많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하와이에서 ABC Store 는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들르게 되는 가게였다.)
- 마케나 인근의 해변
- 카아나팔리에서 봤던 일몰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아름답다.
다시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던 중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마케나 로드 끝자락에 있는 해변을 지날 때 분위기가 정말 좋은 해변을 발견해 차를 멈췄다.
마우이 주민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는 큰 개 한마리와 함께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근데 이 개가 나한테 너무 앵기는 것이다.
귀엽긴 한데 너무 앵기는 바람에 개를 피해서 바다 속으로 피했다.
덕분에 계획에 없던 해수욕을 하게됐다;;;
샤워도 할겸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는 인근에 있는 Cafe O'Lei 라는 식당으로 갔다.
퓨전일식집 인 것 같았는데 무척 맛있다.
일몰 때 맞춰서 왔으면 저녁을 먹으며 노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하와이 물가가 비싸다고 너무 겁을 줘서 지레 겁을 먹고 와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뭐가 그렇게 비싼지 크게 와닿는 것은 없다.
숙소로 걸어서 돌아가는데 또 다른 ABC Store 를 발견했다.
셋째날 새벽부터 먹을거리가 필요했기에 샌드위치와 음료수. 그리고 파인애플을 구매했다.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하와이 파인애플은 그동안 먹어왔던 파인애플과는 좀 다르다.
평소에는 파인애플 특유의 혀끝에 아리는 느낌이 싫어서 개인적으로 잘 먹지 않는데, 하와이 파인애플은 그런게 없다.
아침에도 선상에서, 저녁에도 파인애플을 엄청 먹었는데도 아리는 느낌을 거의 느낄 수가 없다.
셋째날은 강행군이 있을 것 같아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여행 둘째날이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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