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의 할로윈

미국생활 2012. 10. 27. 14:12


해마다 10월말이면 미국에서는 할로윈으로 떠들썩하다.


아이들은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Trick or Treat'을 외치며 캔디를 받으러 다니고.


늙은호박을 파내서 만든 'Jack-O-Lantern'이나 거미줄 등으로 집을 꾸미기도 한다.


아이들도 즐기지만 젊은 사람들도 분장을 하고 모이는 하우스파티를 하기도 한다.



중서부에 있는 작은 도시인 매디슨(Madison, Wisconsin) 역시 할로윈을 즐길 수 있는 도시이다.


위스콘신의 주도인 매디슨은 위스콘신주립대(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가 위치한 도시이고.


커다란 학교가 있는만큼 캠퍼스가 중심이 된 도시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대학생들이 할로윈 바로 전 주말에 번화가인 State Street에 모여 자신이 만든 분장을 뽐내고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학기 중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일종의 소박한 할로윈파티 이다.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나오기도 하고 괴물이나 영화캐릭터 등으로 분장하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보니 그 규모가 크리스마스이브의 강남역이나 명동을 연상시킨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이 행사가 유명해져서 매디슨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까이서는 밀워키, 멀리서는 시카고에서까지 사람들이 방문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꼭 문제가 생긴다.


2004년 할로윈 행사 때,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놀던 젊은 사람들끼리 시비가 발생하며.


그 주변이 소란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게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주변 상가를 부수고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경찰병력이 투입되어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 수백명을 연행해 갔고 그 행사는 해산됐다.



이 일을 계기로 그 다음해 부터 경찰병력이 대거 투입되어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인솔하고.


그렇게해서 이 행사가 매디슨의 공식적인 행사로 명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름하여 Freakfest.


경찰들은 삼삼오오 행사가 진행되는 거리를 순찰하고.


곳곳에는 기마경찰도 배치되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그리고 시의 공식적인 행사가 되다보니 단순한 코스튬(Costume)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닌 밴드공연 등의 자리도 마련되었다.


음악은 이런 자리에 흥을 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행사가 열리는 State Street 곳곳에 다양한 공연장이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서 즐기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시 파생 된 파티가 생겼다.


Freakfest를 준비하느라 시에서 부담하는 예산이 생기는만큼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고.


학생들만의 자유로운 행사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세트장'에서 모이는 것에 거부감이 생긴 것인지.


행사장 바로 근처 학생들이 많이 모여 사는 거리에 따로 모임이 생겨났다.


하우스파티와 길거리파티가 공존하는 새로운 모임이다.


마치 신사동 가로수길이 뜨니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하나 둘 들어오면서.


바로 근처에 세로수길 이라고 새롭게 생겨난 거리같은 느낌이랄까.



만약 할로윈에 매디슨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은 가보길 권하고 싶다.


물론 저런 자리에 가서 제대로 즐기려면 간단한 분장은 하고 가야 더 흥이 날 것이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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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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