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을 하다보면 차가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뉴욕이나 시카고같은 대도시는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3대 도시 중 하나인 LA만 하더라도 다운타운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차 없이는 집근처에 메여있는 삶을 살게된다.


미국의 도시설계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보면 될 정도로 비슷하게 계획되어 만들어져 있는데.


한국의 구멍가게 같은 소매점 격인 Walgreens 같은 경우는 집 근처에서 볼 수 있지만.


이마트, 홈플러스 격인 월마트나 타겟 같은 경우는 주거지역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이 발달한 편도 아닌데.


번번히 택시를 타고 장을 볼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차가 있어야 이동이 용이하다.


유학생의 경우. 유복한 집에서 학비나 생활비 걱정 없이 미국에 나온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없는 살림에 아끼고 아껴서 자식 유학을 보내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차를 사겠다고 집에 떼를 쓰는 건 부모님께 큰 짐 하나를 더 얹는 경우이기에.


주변에 차가 있는 친구들이나 선후배에게 라이드(ride)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기분 좋게 라이드를 받을 수 있을까.


이 경우는 라이드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둘 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라이드를 주는 경우를 살펴보면.


차가 있더라도 굳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그야말로 선의이고 봉사이다.


바쁜 일상에서 차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기 시간을 쪼개가며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도 라이드를 받는 사람이 한두번 연락하는 것이 라이드를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러사람이 한두번 연락하게 되면 꽤 많은 횟수가 된다.


세사람이 일주일에 한번씩만 도와달라고 해도 도와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세번이란 얘기다.


라이드를 받는 경우에는.


친한 사이라고 생각해도 부탁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인데 라이드 주는 사람이 지나친 생색을 내는 등 부담을 주는 것 역시 실례다.


그래도 역시 차가 있는 사람이 갑(甲)인 입장인 것은 확실하다.


이렇게 갑이 선의로 라이드를 주게 될 때, 라이드를 주는 사람 입장에서 힘든 상황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는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몇시에 어디에서 픽업(pick up: (사람을) 태우는 행위)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면 그 시간에 그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바쁜 시간 쪼개서 도와주러 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면 짧은 시간이라도 예의가 아니다.


특히나 도시의 경우에는 도로변에 정차하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다.


제 시간에 나오지 않는다면 집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애인 사이에서도 약속시간에 늦은 애인을 기다리는 것이 짜증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상황이 얼마나 짜증날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


두번째는 목적지와 동선이 불분명한 경우.


도움을 받는 경우에 구체적으로 무엇무엇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기 미안해서 대충 얼버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되레 도움주기가 더 힘들다.


처음에 먹을 것만 사러 가면 된다고 하고서는 갑자기 주변에 있는 옷가게 들러도 된다고 묻는다거나.


계획에 없던 부수적인 일을 하게된다면 한두번은 그러려니 해도 나중에는 의심부터 하게된다.


30분 정도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그게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으로 늘어나면 어떻겠나.


결과적으로 그 사람을 도와주기 싫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아야 도움을 주기도 편한 것이다.


세번째는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


한국에서 대중교통 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이 택시인데.


사람들이 도와줄 때 택시를 탔다고 잠시나마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자신이 정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기사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려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그렇다면 기분 좋게 라이드를 받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답이 나온다.


첫째로 시간 약속은 절대 지켜야 한다는 것.


약속 시간에 몇 분이라도 미리 나가서 기다리는 센스는 도와주는 사람 기분도 좋게 만든다.


두번째는 동선을 분명히 할 것.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도와줄 수 있는지 정확히 얘기하고.


가능한 그 시간을 맞추는 것이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도 편하다.


세번째는 호의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하는 것.


가장 기본적으로 고맙다고 한마디 하는 것은 도와주는 사람에게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에 시간이 허락되면 커피 한 잔이라도 사주면서 얘기하면 더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정도는 기름을 넣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보다 기름값이 싸다고 해도 매번 도움을 주면서 왔다갔다 할 때 기름값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차가 없는 사람들은 기름을 넣어야 차가 움직인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쯤 이런 센스를 발휘하면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어줘야 그 사람도 나를 기분좋게 해주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당연한 진리.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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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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