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에 있는 스포츠팀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밀워키 주민으로서 밀워키 브루어스(Milwaukee Brewers)를 응원한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는데.


오늘은 브루어스가 아닌 다저스(LA Dodgers)를 응원하는 날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저스가 아닌 류현진을 응원한다고 하는게 더 맞겠다.



기억이 맞다면 박찬호가 밀러파크(Miller Park)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한국인 투수가 밀러파크에서 선발등판을 하는 경기다.


오늘은 브루어스의 1번타자 아오키(Norichika Aoki)와의 한일전도 볼만한 대결이다.


밀워키는 한인 커뮤니티가 그리 크지 않지만 방학을 맞아 삼삼오오 응원 온 한인들도 곳곳에 보였다.


미국인들도 류현진의 활약을 아는 모양이다.


'류현진이 한국에서 뛰어난 투수였지?' 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밀워키의 하늘이지만 밀러파크는 돔구장 이기에 경기장 상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태다.


경기장 지붕을 덮어 바람 한 점 없기에 외부요인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투수와 타자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날이다.


오늘 류현진의 투구에서 지켜볼 점은 투구수 관리와 체력. 그리고 강타자를 상대할 때의 자세이다.



<출처 : FOX - 류현진의 이번 시즌 기록>


1회.


1회초부터 기분좋게 선취점을 올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준 다저스의 타선.


신기할 정도로 류현진이 등판할 때는 물타선(?)으로 유명한 다저스 타선이 터져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1번 아오키와의 첫번째 한일대결은 아오키가 3루수 옆을 스치는 좌전안타로 아오키의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곧바로 2번타자 세구라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선행주자 아오키를 2루에서 잡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강타자 브런(Ryan Braun)과의 대결.


아쉽게도 오늘도 강타자와의 첫번째 대결은 정면승부가 아닌 볼넷으로 이어졌다. 1사 1,2루.


하지만 후속 타자 루크로이를 병살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투구수 16개)



2회.


2회에도 다저스의 타선은 불을 뿜었다.


무려 타자 1순하며 안타를 퍼붓고 브루어스도 2개의 실책성 플레이를 곁들이며 다저스의 공격을 도왔다.


결국 다저스는 밀어내기 득점 2개까지 더하며 무려 6:0 으로 앞서나갔다.


2회말에도 류현진의 시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고메즈에게 안타를 맞고 이어진 타석에서 베탄쿠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루에 있던 고메즈가 3루까지 무리하게 달리다 횡사하며 무사 1,2루 상황이 될 뻔 했던 상황이 1사 2루가 되었다.


맷 켐프의 정확한 3루 송구가 돋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두명의 타자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투구수 39개)



<다저스의 중견수 맷 켐프>


3회.


3회에도 선두타자 에르난데즈가 홈런을 치며 7:0 으로 한 점 더 달아났다.


오늘은 1회부터 매 회 득점을 하는 다저스의 타선이 낯설 정도다.


3회말에는 구원등판한 피가로를 상대로 오늘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오키와의 두번째 한일대결.


이번에는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지만 아쉽게도 푼토의 실책으로 또 다시 아오키를 1루까지 진루시켰다.


하지만 세구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회에 볼넷으로 내보냈던 브런을 이번에는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3회를 마쳤다. (투구수 61개)



4회.


3회에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던 푼토가 4회에는 호수비로 류현진을 도왔다.


우중간으로 깨끗하게 빠질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를 하며 선두타자 출루를 막아냈다.


강타자 베탄쿠르와의 대결에서 또 다시 볼넷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고메즈와 윅스에게 두 개의 탈삼진을 추가했고.


4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수 79개)



5회.


공 4개로 막아낸 이닝이었다.


비앙키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고, 대타 곤잘레즈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오늘 세번째 한일대결 아오키를 병살로 유도하며 아주 간단하게 5회를 막아냈다. (투구수 83개)



6회


6회초에는 다저스의 곤잘레즈가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브런이 좌측 담장 너머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내며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6회초에 홈런을 아웃으로 만들어낸 브런은 6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실투는 곧 홈런으로 이어지기에 류현진이 강타자를 대하는 자세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브루어스 팬의 입장으로서 브런의 호수비와 홈런은 반갑지만 류현진을 상대로 한 홈런은 썩 기분이 좋지 않다.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뜬공과 투수 앞 땅볼 등으로 잡아내며 6회를 마쳤다. (투구수 95개)



7회.


6회에 홈런 하나가 아쉽지만 5회부터 계속 맞춰 잡는 투구를 하며 투구수를 조절했다.


선두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잡고. 후속 타자들을 모두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또 다시 간단하게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 101개) 



8회.


빅리그 데뷔 첫 8회 등판이다.


선두타자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고 또 다시 마주한 네번째 한일대결.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3루수 정면 땅볼이 내야안타로 기록되며 1루까지 진루 허용했다.


정말 얄미울 정도로 류현진을 잘 공략했다.


아오키를 잡아냈다면 8회를 모두 소화했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다. (투구수 108개)



오늘은 7.1 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선전했다. (구원 등판한 벨리사리오가 아오키를 불러들이며 추가 실점;;;)


구속은 90마일을 겨우 넘기는 정도로 아주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맞대결한 페랄타가 96마일 이상의 공을 뿌리고도 무수한 피안타를 허용하고 조기강판 된 것을 보면 투수에게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6안타를 허용했지만 장타는 브런에게 허용한 홈런 한 개 밖에 없다. 또한 탈삼진도 4개를 잡아냈다.


시즌 ERA는 3.42에서 3.30 까지 떨어뜨렸다.


또한 빅리그 데뷔 가장 많은 7.1 이닝을 소화하며 투구수 조절에도 성공했다.

(1회 부터 4회 까지는 이닝당 평균 20개씩 던졌지만 경기 전체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투구수 80-90개 정도부터 떨어지는 체력에 대한 의구심도 날려버렸다.



류현진은 7:1로 앞 선 상황에서 내려왔기에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고 5승을 눈 앞에 두고있다.


박찬호도 밀러파크에서 완투승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류현진의 승리로 밀러파크는 또 다시 한국인 선발투수에게 승리를 안겨준 구장이 됐다.


빅리그 루키 류뚱 류현진이 매경기 발전하는 모습이 매우 고무적이다.



※ 그리고 2013년 5월 29일 첫 완봉승!!! 보러가기 → (류현진 빅리그 첫 완봉승!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셧아웃!)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