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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서 재밌는 것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상이나 한국 기업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 싸이(Psy)가 대박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진다.
외국에 나오면 모두 다 외교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한국 기업 중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두 개의 그룹이 있다면 바로 삼성과 현대/기아 그룹이다.
10년 전에만 해도 삼성은 저렴한 냉장고나 휴대폰 만드는 회사 정도로 알려졌었고.
현대/기아는 못사는 저소득층이 싼맛에 타는 차로 인식되던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을 몸소 느낄 수 있을만큼, 두 회사의 이미지는 180도 바뀌었다.
삼성제품은 가전제품군 중 프리미엄 제품에 속하고,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날개돋힌듯 팔리고.
현대/기아차는 경쟁력있는 가격에도 수준급의 품질을 가진 차, 그리고 제네시스는 물론이고 에쿠스도 준럭셔리 급의 자동차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솔직히 아직 렉서스는 물론이고 독일 럭셔리 자동차 등의 럭셔리 브랜드에는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다.)
제네시스(Genesis)와 에쿠스(Equus)는 프리미엄 마켓을 위한 차로 구분된다고 치고.
현대의 브랜드 중 가장 비싼 차가 바로 그랜져다. 미국에서는 아제라(Azera)로 팔린다.
이번에 새로나온 그랜져/아제라는 미국 언론에도 호평을 받으며 현대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리고 현대 입장에서도 그랜져/아제라의 가격을 전모델보다 훨씬 올리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생긴 문제가 있다.
그랜져/아제라의 값을 이전모델보다 대폭 상승시키며 제네시스와의 가격차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분명히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이고 한국에서는 그랜져와 제네시스의 가격차가 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그랜져/아제라와 제네시스의 가격차가 매우 미미하다.
한국 현대 사이트에서 그랜져 HG330 의 가격은 40,930,000원 이다.
그리고 제네시스 BH380 의 가격은 51,780,000원 부터 시작한다.
상세견적은 제외하고 두 차의 기본가격의 차이가 무려 1000만원 이상 이다.
동네에 있는 미국 현대 딜러의 가격을 비교해 보자.
위의 두 차종의 상세옵션은 잘 모르겠다.
그냥 인터넷에 올려놓은 매물을 스크린샷으로 캡쳐한 것이다.
재밌는 것은 가격차이가 불과 $49 이다. 49달러. 한국돈으로 5만원 정도.
만약 위의 그랜져/아제라가 풀옵션이고 제네시스가 깡통차라고 할지라도 5만원 차이는 너무하다.
왜 이런 말도 안되는 가격이 나오는지 굳이 이유를 찾자면 그랜져/아제라는 이제 시장에 막 나온 신차이고.
제네시스는 이제 곧 모델 체인지를 앞 둔 차라는 정도.
그렇기 때문에 제네시스의 할인율이 그랜져/아제라보다 높기 때문에 구입가가 5만원 차이가 난다는 것인데...
아무리 그래도 한국과 비교해서 너무 차이가 난다.
한국 그랜져 HG330 Celebrity 풀옵션 견적을 내보니 45,890,000원 이다.
한국 제네시스 BH380 Exclusive 깡통(?) 견적은 51,780,000원 이므로 차이가 5,890,000원이다.
미국돈으로 환산해도 $5,500 정도의 차이다. 5500 달러 차이는 얼핏 봐도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또 하나 변명거리를 찾자면 한국에서 파는 제네시스의 옵션이 미국의 것보다 훨씬 더 많고 좋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제네시스 가격이 미국보다 더 비쌀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암암리에 다 알려진 사실이고.
제네시스가 한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에 보내지며 운반비/관세 등이 모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저 가격인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파는 제네시스가 얼마나 비싼 값(Overpriced)에 팔리는지 알 수 있다.
혹자는 한국의 자동차세가 훨씬 비싸고, 미국 차 값은 소비세가 더해지기 전 값이라고 얘기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의 그랜져/아제라 값과 제네시스의 값의 차이가 없는 것은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한국의 소비자를 호구나 봉으로 여기는 듯한 모습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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