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음식 특유의 향이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게 음식 고유의 향 이겠지만, 미국인 입장에서는 유별나게 강한 냄새다.

특히 아침에 김치라도 먹는 날엔 하루종일 입냄새가 신경쓰여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다.

마치 우리가 백인이나 인도사람에게서 강한 암내를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이런 한국음식 때문에 웃지못할 일이 있었다.

지인 중에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학교 아파트에서 살던 형이 있었다.

백인이 많이 사는 학교 아파트라서 특별히 더 눈치를 보며 음식을 먹게 됐다.

샌드위치, 씨리얼, 햄버거, 피자, 샐러드 등 가능한 주변사람들과 비슷한 음식을 먹으면서 생활했는데.


기말고사까지 끝내고 나니 한국음식이 갑자기 땡긴 것이다.

한학기 내내 느끼한 미국음식만 먹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래서 자취하는 친구에게 김치를 조금 얻어다 김치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출처 : flickriver.com>



그런데 아뿔사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와중에 아파트 관리인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도대체 뭘 먹길래 이렇게 냄새가 심한 것이냐? 지금 아파트 전체에서 항의하고 난리가 났다."

한 학기 내내 참고 참다가 딱 한 번 한국요리를 한 것인데, 이 난리를 보니 이 형은 뚜껑이 열렸다.

그리고는 유치하지만 바로 다음날 복수를 결심했다.


어렵게 청국장을 구해와서 청국장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누군가 청국장찌개를 끓이면 아파트 단지 전체에서 청국장 냄새가 날 정도니,

미국에서는 그 반응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아파트 관리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차피 욕먹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끓여댄 것이었으니 각오는 되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파트 관리인이 싹싹빌며 이렇게 말했다.

"어제 그거 뭐였냐? 그거 괜찮은거 같다. 그거 먹어라."

청국장의 강력한 한방으로 김치찌개 냄새가 좋다는 얘기까지 듣게 될 줄이야...


아주 극단적인 충격과 공포의 방법을 써서 좋게좋게(?) 해결한 레전드며 전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소리지 함부로 이 방법을 따라해서는 안된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서로를 인정해 주며 에티켓을 지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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