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파워락/파워윈도우/사이드에어백 등 기본장착.


10년 / 10만 마일 워런티.


재구매 고객의 중고차 가격 보장.



이상의 판매전략은 현기차가 미국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성공적인 전략이다.


실제로 현기차는 이와같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2-3% 정도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렸다.


게다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며 싼맛에 타는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일본차에 버금가는 괜찮은 차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는 참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점이다.



현기차는 여기서 하나의 도박을 시도한다.


지금까지의 박리다매가 아닌 제값받기 전략.



몇 년 전, 보급형 모델에서는 현기차가 거의 처음으로 직분사엔진을 탑재하고 시장에 나오며 힘과 연비를 모두 갖춘 차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지난 몇 년 동안 일본차와 미국차 점유율을 야금야금 깎아먹으며 성장했던 현기차는 시장의 호응에 힘입어 할인율을 적게 가져가면서도 판매량을 늘려왔다.


실제로 주변에서 소나타, 엘라트라(아반떼), 옵티마(K5) 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아제라(그랜져)와 카덴자(K7) 신모델까지 시장에 선보이며 3만불 이상의 중형차 시장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대체로 우호적이다.


아제라와 카덴자는 그동안 한국차를 일본차 / 미국차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인식을 날려버릴 정도의 차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안락하고 편안하며 다양한 옵션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았다.


동급에 있는 경쟁차량이 도요타 아발론 / 렉서스 ES / 아큐라 TL / 크라이슬러 300 등인데 이런 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정도면 극찬이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놓았던 제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미지근하다.


아제라는 이번 신모델로 바뀌며 큰 폭의 가격인상을 했다.


2만불 중반대의 가격에서 3만불 초반으로 가격이 올랐고, 심지어 카덴자는 아제라 보다도 수천불 더 비싼 3만불 중반대에서 시작한다.


이 가격은 모델 체인지를 앞 둔 제네시스의 할인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누가 봐도 제네시스가 아제라보다 한 급 높은 차인데 가격은 비슷하다.

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아제라와 카덴자를 살까?



실제로 아제라와 카덴자의 판매량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월간 1000 여대 정도를 팔고 있는데 이는 위에서 열거했던 경쟁차량에 훨씬 못 미치는 판매량이다.

(일부 역수입을 위한 판매량을 제하면 실제 판매량은 그나마도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의 평가는 호의적인데 비해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감히 말하건데 이것은 가격정책이 제대로 발목을 잡고있는 것이다.



미국인이 보는 한국차는... 한국인이 보는 중국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예전엔 그저 싼 맛으로만 타던 조악한 차였는데, 서서히 품질을 높이며 쓸만해 졌고, 이제는 디자인까지 예뻐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급형일뿐 럭셔리와는 거리감이 있다.

(제네시스의 미국시장 안착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예전 폭스바겐 페이튼의 실패. 현기차의 에쿠스 역시 그다지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 역시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2014년형 에쿠스는 느닷없이 가격을 올렸다.


경기침체로 '실용적인 허세없는 럭셔리' 시장에서 잠시 인기를 끌었던 판매량은 경기회복과 동시에 급락했다.


그런데 판매량이 줄어들었는데도 가격은 올렸다.


이는 제네시스의 신모델 가격 역시 올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아제라, 카덴자, 제네시스, 에쿠스 모두 제값받기 정책의 일환으로 가격을 올렸는데...


현재까지는 이 전략은 완벽한 실수로 보인다.



한동안 현기차의 전유물이던 직분사엔진은 이제 거의 모든 차에서 찾을 수 있고, 현기차는 연비뻥튀기로 된서리까지 맞았다.


게다가 현기차가 제값받기 정책으로 가격을 올릴 때, 일본차와 미국차는 가격을 도리어 내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시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답은 뻔하다.



브랜드 고급화를 꾀하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온 점유율을 잃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한국시장에서 수입차의 가격인하로 점점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현기차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일본차보다 한 급 위로 여겨지던 폭스바겐조차 고급화전략을 버린 곳이 미국이다.


폭스바겐이 보급형 제타와 파삿으로 미국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을 보면, 현대의 고급화전략이 적어도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현기차가 앞으로 어떤 정책으로 이 상황을 타계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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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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