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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월가(Wall Street)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이 있었다.
부동의 시가총액 1위였던 엑손모빌(Exxon Mobil)이 시총 1위의 자리를 애플(Apple)에게 넘겨준 것이다.
당시 주식시장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두 회사 모두 전일보다 주가가 떨어졌지만 엑손모빌의 주가가 더 많이 떨어지면서 애플이 시총 1위로 등극한 것이다.
당시 애플의 시가총액(Market Cap)은 $337.2 billion 이었고, 엑손모빌은 $330.8 billion 이었다.
이후 애플의 시가총액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량에 힘입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고,
시총 2위인 엑손모빌과 1.5배 이상의 차이로 그 격차를 현격하게 벌렸다.
심지어 한 때, 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능가하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월가에서는 앞다투어 애플의 목표주가를 $1,000 이상으로 상향조정했고, 어느 누구도 애플의 몰락을 예상하지 않았다.
그랬던 애플이 오늘 종가 기준으로 1년 반만에 시총 1위의 자리를 다시 엑손모빌에 내주었다.
애플은 오늘도 2.36% 하락하며 시총이 $413.06 billion 으로 또 다시 줄어들었다.
반대로 엑손모빌은 0.42% 상승하며 시총을 $418.23 billion 으로 끌어올렸다.
애플의 주가가 어제 하루만 12% 이상 하락했을 때, 조만간 엑손모빌에게 시총 1위를 넘겨주리라 예상이 되긴 했었다.
애플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이유는 비단 전분기 매출액의 문제가 아니다.
애플은 다음분기에서도 시장의 전망을 밑도는 예상매출액을 자체적으로 발표했고, 차기 제품이나 마케팅에 대한 청사진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후계자인 팀쿡(Tim Cook)의 교체설까지도 나도는 상황이다.
* 참고 포스팅 ( 애플은 이대로 몰락할 것인가 )
잡스가 애플을 진두지휘 할 때만 해도, 애플은 매년 사람들을 깜짝 놀래킬만한 제품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한 발 늦게 애플의 아이디어를 베끼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잡스가 본격적인 투병생활을 시작한 후로는 애플의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는 시리(Siri)가 획기적이기는 했지만, 이것 또한 원래 있던 기술을 애플이 사들인 것이고.
아이폰4S는 기존의 아이폰4 보다 처리속도가 더 빨라지고 카메라가 좋아지긴 했지만 크게 나아진 점이 없었다.
심지어 아이폰5는 화면이 커지고 케이스를 바꾼 것 빼고는 전작인 아이폰4S와 차별성을 찾기가 더더욱 힘들어졌다.
아이폰5를 만져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로 내렸던 평가는 '정말 화면만 커졌다' 였다.
제품을 사고싶게끔 예쁘게 만드는 것에는 도가 튼 애플이지만, 시장은 애플에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경우, 기존 모델의 가격을 낮춰서 팔아도 새로운 모델의 판매량이 월등히 많았다.
신모델의 기능이 훨씬 좋아졌기 때문에 구모델을 사려고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과 같이 아이폰5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4/4S의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구형모델을 꾸준히 찾는 것이다.
두 가지 결론을 낼 수 있는데, 하나는 아이폰5 만의 특별함이 부족한 것이고, 다른 이유는 아이폰4/4S가 몇 년이 지난지금 구입해도 괜찮을만큼 잘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기준은 애플이 스스로 세워놓은 아주 높은 기준이고, 아이폰5는 아주 훌륭한 스마트폰임엔 틀림없다.
또한 애플이 시총 2위라는 사실도 고점에서 많이 내려왔다는 것 뿐이지, 아직도 최고의 기업임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 며칠동안 애플 주가의 낙폭이 워낙 커서 앞으로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엑손모빌과 넘사벽의 차이를 보이던 시총 1위 애플의 모습을 앞으로 다시 보기는 힘드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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