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졸업 이수 학점은 학교마다 다르고 학기제마다 다르다.


일반적인 학기제는 가을학기(Fall Semester)/봄학기(Spring Semester)의 Semester 제도 이고.

여기에 필요시 여름학기(Summer Semester)가 추가된다.


또한 앞에 언급한 여름학기까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삼학기(Trimester) 제도로 운영되는 학교도 있다.


그리고 일년을 네학기로 나눈 쿼터제(Quarter) 학교도 있다.



산술적으로 학기가 많을수록 졸업에 필요한 학점 수가 조금씩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졸업하기 위한 학점은 120-130 학점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 참고 포스팅 ( 미국 대학의 학점 )


그렇기 때문에 매 학기 15-16 학점을 이수해야 4년 안에 졸업할 수 있는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가족/친구 등과 대학생활을 비교해 볼 기회가 많았다.


과마다 혹은 동아리마다 가는 MT도 신기했고. 독특한 선후배 관계도 신기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기했던 것은 한국 대학에서는 한 학기에 18-20 학점 정도 듣는 것이 예사라는 것이었다.


과목당 3학점 이라고 단순 계산해도 6과목 이상을 등록해야 가능한 학점 수다.



미국에서는 한 학기에 15-16 학점을 평균적으로 듣는다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한 학기에 최대로 이수할 수 있는 학점 수가 18 학점 이다.


한국에서는 18학점이 평균인데 미국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18 학점이 최고다.

(학비를 추가로 더 내면 그 이상의 학점을 등록할 수 있게도 하긴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17-18학점을 등록하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역시 단순계산으로 15학점을 등록하려면 3학점 x 5과목이다.



한 과목이 더 많고 적은 것이 일주일을 생활하는데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는 다 알 것이라 가정하고.


두 나라의 학점 수를 단순히 숫자로만 비교한다면 당연히 미국의 대학생활이 더 쉬워야 정상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학교마다 혹은 교수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한국보다 더 힘들다.



미국은 한 과목을 이수할 때 해야하는 숙제(Homework)/프로젝트(Project)/레포트(Paper)/시험(Midterm, Final)의 양이 엄청나다.


매주 간단하게 제출하는 숙제도 있고.


한 학기에 몇가지 커다란 프로젝트 몇가지를 끝내야 하고.


레포트 작성도 해야하고.


중간고사는 2번 정도 보고. 학기말에 기말고사도 본다.


과제물의 양도 양이지만 수업의 난이도도 상당하다.



개인적인 경험을 비교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 같아서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전산과/정보통신학과 등으로 불리는 전공에서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 중 정보보호/암호학(Cryptography)

이라는 과목이 있다.


정보보안과 관련 된 과목이고 인터넷이 생활화 된 요즘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을 배우는 과목이다.



미국은 많은 경우에 전산전공/수학전공/회계전공/전기공학전공 과목이 연계(Cross-list)되어 있다.


그만큼 서로 상관관계도 많고 겹치는 내용도 많기 때문이다.


이 암호학 역시 수학과/전산과/전기공학과 모두 연계되어 있는 과목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목을 들을 때는 타전공의 특징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사족으로 하나 더 얘기하자면. 미국의 전산과는 거의 수학과에 가깝다.


실제로도 수학이 기본으로 받쳐줘야 알고리즘(Algorithm) 등을 이해하거나 응용할 수 있다.



암호학이 수학과와 연계되어 있다는 말은. 다시 말해 여러가지 다양한 수식이나 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숙제/프로젝트 등을 할 때는 물론이고 중간고사/기말고사 에서도 수학에 가까운 암호학을 배운다.


물론 수학과 입장에서 보면 프로그래밍(Programming)을 해야할 필요가 있으므로 전산과에 가까운 암호학이라고

생각하리라 본다.


결국 암호학을 배우면서 수많은 증명을 했던 기억만 난다.



암호학을 수강하고 1년 정도 지난 후에 한국에 있는 친구녀석에게 연락이 왔다.


삼성계열의 학교에서 정보통신학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자기가 암호학에 대해 너무 이해가 안되서 그러니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자세한 것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도 아는 부분은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만 '암호학의 개요'에 대해서 5장 정도 레포트를 쓸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암호학의 정의/역사/종류 등에 대해 기술하면 되는데 이게 기말 레포트이고 학점의 30% 정도 반영된다고 했다.


'이것도 일종의 시험인데 대신 해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만 줄테니 네가 쓰고. 나중에 잘 썼는지

 다시 검토만 해주겠다.' 라고 얘기하고는 가이드라인을 줬다.


수강하고 시간이 좀 지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은 노트나 인터넷을 뒤져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이게 어떻게 최종학점의 30% 씩이나 반영이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친구는 그렇게 레포트를 제출했고 A 학점을 받았다.


솔직히 기가 막혔다.



해당학기의 담당교수가 뭔가 신변에 급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


준비했던 기말고사가 있었는데 어떤 특별한 일이 있어서 그 시험 대신에 레포트를 제출하라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학기내내 훨씬 더 어려운 숙제나 프로젝트를 내주고 학기를 편하게 마치라고 배려해줬을 수도 있다.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최종학점의 30%를 반영한다던 그 레포트는 전공심화 과정의 마지막 레포트라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었음은 확실하다.


그런 상위권 대학에서 강의를 받지 않아도 인터넷만 뒤져서 비슷한 수준의 레포트를 충분히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도 A학점을 받았다는 것이 정말 기가 막혔다.



미국 대학도 학교마다 수준이 다 다르고. 교수마다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미국 대학의 수준이 한국보다 더 높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국 대학의 과제물의 양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좋던 싫던 잘하던 못하던 수많은 과제를 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그 양이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졸업하겠다고 무턱대고 학점을 많이 등록하면 고생만 죽어라 하고 성적이 안 나오기 쉽상이다.


재수강도 안되서 학기 중 꾸준히 학점 관리를 해야하는데 이렇게 학점이 엉망으로 나오는 것만큼 속상한 것도 없다.


정말 기본적인 과목이 아닌 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 적당한 학점을 등록해서 열심히 하는게 현명하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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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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